강릉 최고의 맛 집을 향한 ‘물회’와 ‘우럭미역국’의 콜라보레이션
강릉 최고의 맛 집을 향한 ‘물회’와 ‘우럭미역국’의 콜라보레이션
  • 양준환 기자
  • 승인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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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환 기자
e-Topia기자단

 

작게 손질한 해산물을 채소와 함께 매콤한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 요리. 경상도나 제주도, 강원도 등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 물회이다.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바로바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싱싱한 회를 맛보는 방법이 다양하게 발달했다. 그 중 물회는 만들기가 비교적 손쉽기 때문에 일이 바쁜 어부들이 쉽게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고추장을 무친 회를 물에 부어 마시듯 먹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이러한 물회는 지난 1960년대부터 판매되기 시작해 현재는 여러 지역에서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물회에 사용되는 해산물은 오징어, 한치, 해삼, 멍게, 전복, 광어, 자리돔 등 매우 다양하다. 그 중 ‘오징어물회’는 오징어가 특산품인 강원도 지역에서 주로 먹는 물회이며 제주도에서만 어획할 수 있는 자리돔으로 만든 ‘자리물회’는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표음식이다. 또, 물회는 지역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 경상남도와 제주도에서는 된장으로 양념을 하는 것이 기본이고 경상북도와 강원도 지역에서는 고추장을 기본으로 하여 양념을 한다. 강원도의 물회에는 식초가 첨가되어 새콤한 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강원도의 물회는 주로 오징어를 이용해 만들며 오징어 및 생선은 껍질을 벗긴 뒤 깨끗이 씻고 잘게 채 썬다. 고추장, 다진 마늘, 다진 파, 설탕, 식초를 넣어 양념장을 만들고 오이, 양파, 당근 등을 채 썬다. 그릇에 재료를 한 데 담고 무친 뒤 물을 부어 먹는다.

 

장안횟집을 가보지 않고 강릉 맛 집을 논하지 말라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것

필자가 이번에 소개할 요리는 바로 강원도 물회. 그 중에서도 최근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으며 사천진항에 자리 잡고 있는 ‘장안횟집’이다. 그동안은 진한 고추장 양념 때문인지 물회가 거기서 거기라는 보편적인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장안횟집 물회를 먹어본 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주말을 이용해 평소에도 즐겨가던 강원도 여행을 계획했다. 그 중에서도 이번 여행지는 안목해변과 커피거리, 각종 먹거리 등으로 유명한 강릉. 바닷가와 인접해 있는 여행지 중 속초나 고성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강원도에서 바다가 가장 예쁘고 멋있는 강릉이라면 완연한 봄기운을 더욱더 크게 느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강릉으로의 여행이 결정되고 난 뒤 회사 동료들에게 몇몇의 맛 집을 추천 받았다. 그 중 가장 솔깃했던 맛집은 물회와 우럭 미역국이 맛있다는 장안횟집이었다.

물회는 평소에도 강원도 여행에서 즐겨 먹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크게 와 닿지 않았지만 맛 집을 추천해준 직원 중 대부분이 장안횟집을 언급했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고향이 강릉이라는 지인마저도 장안횟집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특이했던 것은 물회도 물회지만 맛 집을 추천해 준 직원들 대부분이 우럭 미역국을 강력하게 추천했다는 것이다. 장안횟집에서 물회를 먹으면 반찬으로 따라나오는 우럭미역국이 그렇게 맛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오랜 시간 기다렸다가 먹는 것을 워낙에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식사시간을 피하기로하고 오후 5시 즈음 식당으로 향했다. 항상 그랬듯이 처음가보는 맛 집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식당에 도착해 보니 식사시간이 아닌지라 맛 집에서만 볼 수 있는 문전성시 광경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넉넉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오늘의 물회 재료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장안횟집은 그날그날 좋은 횟감으로 물회를 만들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오징어를 무척 좋아하는 터라 내심 오징어물회를 기대 했지만 요즘 오징어가 워낙 잡히지 않아 가자미 물회를 맛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어른 셋과 아이 둘이 함께 했던 우리 일행은 가자미물회 3인분과 공깃밥을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림이 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바로 가자미물회가 나왔다. 물회의 비주얼은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맛은 어떨까? 먼저 국물을 떠먹었다. 새콤함과 달콤함이 입안에 가득 차오르며 참아왔던 식욕을 만족시켜 주었다. 자칫 비릴 수도 있을법한데 비린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가자미회와 각종야채가 적당히 어우러져 그 맛을 배가 시켜 주었다. 물회하면 빠질 수 없는 국수. 1인분에 하나씩 기본으로 나오며 원하면 리필도 가능하다. 기본으로 나온 국수를 말아 첫술을 뜨는 수간 양념이 입에 딱 맞는 터라 마치 정말 맛있는 비빔국수를 먹는 것만 같았다. 국수와 가자미회 그리고 야채를 전부 건져먹고 나니 약간의 국물이 남았다. 필자는 남은 국물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깃밥을 말아먹는 호사까지 누려보기로 했다. 역시 맛있었다. 물회 한 그릇으로 새콤함과 달콤함의 국물 맛, 국수를 비벼먹는 비빔국수 맛, 밥을 말아먹는 포만감 가득한 맛까지 ‘1타 3피’를 경험할 수 있었다.

물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
메인메뉴 만큼 인기 있는 우럭미역국
매운 음식 못 먹는 아이들에게 금상첨화

물회의 라이벌이라고도 불리는 장안횟집의 또 다른 주인공 우럭미역국. 주 메뉴인 물회 만큼 강력한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라이벌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보았다. 그 맛은 소문 그대로였다. 아이들은 매운 물회를 맛볼 수 없었기 때문에 우럭미역국에 밥을 말아 주었는데 정말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미역국 한 그릇을 금세 비워버렸다. 필자도 미역국을 처음 먹어본 순간 여기가 미역국 전문점인지 물회 전문점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우리 일행을 끝으로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손님으로서 물회를 맛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우럭미역국이 추가가 안 된다는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가 않았다. 몇 번의 리필이 가능하다고 들었지만 간신히 단 한 그릇의 리필을 하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당연히 1만원에 해당하는 본 우력미역국 주문은 꿈도 꿀 수가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 “강릉에 오면 장안횟집에 또다시 와야지”하는 생각이 아니라 “장안횟집을 오기 위해 강릉에 또다시 와야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동안 찾아가본 몇몇의 맛 집에서 큰 실망을 했던 터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의심도 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필자는 물회를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물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물회가 싫다면 우럭미역국 만으로도 맛 집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덮밥도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을 넓힐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필자가 느끼기에는 장안횟집의 대표음식인 물회와 우럭미역국은 맛과 양이 당연히 최고이고 음식점이 갖추어야 할 대표덕목인 친절함까지 더해져 감히 최고의 ‘물회 맛 집’이라 칭하고 싶다. 단 하나 주의할 점은 그나마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려면 손님이 무척 붐비는 식사시간을 피하되 너무 여유를 부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음식이 무한정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기품절로 인한 허탈함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계절을 맞아 멋진 강릉바다와 맛있는 물회 그리고 우럭미역국을 맛보러 강릉으로 떠나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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