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변곡점 … 전환 발판 삼아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것”
“중대한 변곡점 … 전환 발판 삼아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할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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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재 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에너지정책은 공감대 형성은 물론, 정확한 목표를 갖고 올바르게 나아가야 한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이 밖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많다. 전기저널에서는 500호 특집을 맞이하여 ‘원자력ㆍ화력ㆍ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각 분야의 CEO를 만나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핵심인 ‘에너지전환’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 4월 5일 토크콘서트 형식의 격식 없는 취임식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의 혁신 행보에 큰 새바람을 불어넣은 정재훈 사장. 탈원전으로 대표되는 에너지전환의 흐름 속에서 원자력산업을 주도하는 한수원의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도 직원들에게 “변화를 두려워 말자”는 격려와 함께 현장경영과 소통경영을 이어나가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정재훈 사장을 만나 에너지전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판단하고 계시는지, 또한 국내 원자력산업을 주도하는 최고경영자로서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계신지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에너지전환 정책의 핵심은 수요에서 공급으로, 중앙 집중식에서 분산형 발전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입니다. 이런 면에서 분산형 에너지원인
연료전지와 소비자가 에너지 생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태양광과 풍력이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에너지전환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던 에너지 시스템을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점차 전환하겠다는 뜻입니다.

독일 등 선진국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에너지전환을 추진해 왔고, 에너지전환이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우리 회사도 이러한 흐름을 읽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진해 나간다면 세계적인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그동안 원자력발전이 만들어 온 가치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 빈국이면서 다른 국가에 비해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근본적으로 원자재를 수입하여 공산품을 생산, 수출해야 하는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난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후 원자력으로 생산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이 우리 경제의 고도 성장에 밑거름이 되어 왔습니다. 원자력은 고유가 등 외부에너지 충격이 발생했을 때에도 가격변동이 크지 않아 에너지 안보의 든든한 주춧돌 역할을 해왔습니다.

새바람을 통해 한수원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새롭게 하고, 권한 범위 내에서 한수원 스스로가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한수원이 사명변경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구상 중인 한수원의 가까운 미래상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회사는 매우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국내외 적으로 사업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우리 회사도 그 커다란 변화의 흐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원자력회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런 거대한 변화를 감지하고 원자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에너지 분야로의 진출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세계 최대의 원자력회사인 프랑스 EDF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총 발전설비 129GW 중 원자력 57%, 화력 21%, 수력 및 신재생 22%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으며, 원전을 주요 사업으로 원전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신재생 발전설비를 지속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회사를 통해 신재생 발전설비 11.8GW를 운영 중이며, 수력발전 규모는 22.8GW로 유럽 최대 설비용량을 보유 중입니다. 또한, 미국 Duke Energy의 경우 친환경 발전 사업 및 가스공급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총 52GW의 설비용량 중 석탄 36%, 가스 및 석유 36%, 원자력17%, 수력 및 신재생 13%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원자력 사업을 기반으로 신재생, 에너지 신기술, 원전해체사업 등으로 사업구조를 확대하고자 합니다. 중단기적으로는 국내 신재생사업을 중점 추진하여 Track Record를 쌓은 후에 장기적으로 원전과 수력발전, 신재생에너지 관련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입니다.

지금 한수원의 경영여건은 단지 회사 이름을 바꾸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회사의 비전과 사명을 바꾸는 것은 회사가 미래에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 어떤 방향성과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를 자신 있게 제시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며, 이는 우리 모두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내부의 충분한 공감대가 이루어졌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원전 수출 뿐만 아니라 에너지환경 변화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확대, 원전 해체 역량 확보 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인데,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한수원은 미래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에너지 신사업 전략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구체적인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은 첫 번째로는 해외 원전·수력·신재생 등 해외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수출 모델 발굴입니다. 두 번째로는 원전 해체사업과 동반성장이 가능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원전·신재생 관련 전·후방 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유휴부지 개발 등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과 접목한 사업, 글로벌 IT 선도 기업 및 민관협력 투자사업, 에너지신사업 분야 M&A 사업 등 한수원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추가 발굴한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타당성에 대한 철저한 사전점검을 통하여 사업 리스크를 피하고, 실제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실행방안 도출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 모습은 원전, 수력, 신재생 등 에너지사업에 대한 건설·O&M을 기반으로 기술지원 제공 및 에너지 분야 컨설팅 서비스까지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원전의 안전한 운영 및 수출을 위해서는 국내에서 원전 산업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인데, 이에 대한 방안 및 견해를 말씀해주십시오.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해 국내 원자력 산업시장이 위축 될까봐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신한울 1,2호기 및 신고리 4,5,6호기 건설로 2023년까지 원전 운영기수가 27기로 늘어나고 설비용량도 28.2GW로 증가됩니다. 기존 원자력발전소는 향후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운전되고, 폐로 역시 노후 원전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추가 원전 수주를 위해 민·관이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원전의 공급망과 원전사업 생태계의 건전성은 지속적으로 확보될 것이며, 이를 위해 최우선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산업계의 긴밀한 협조와 원전생태계의 건전성을 위해 원자력 품질시스템 구축과 유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공정혁신, 산업혁신 지원사업도 시행 중입니다.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기자재 및 용역 등 틈새시장 수출확대를 위해 원전기자재 수출법인(KNP)을 설립했습니다. KNP의 기능을 더욱 확대하여 원전산업계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고자 합니다.

 

원자력 기반 신재생 등 사업구조 확대
구체적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 발굴 중
첨단 신기술 접목 스마트 플랜트 구현

 

현재 한수원에게 주어진 절대적인 최우선 과제는 ‘안전’입니다.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원전산업에서 안전은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소중한 책무입니다. 한수원이 세계적인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안정적인 운영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원전은 다른 어떤 산업시설보다 엄격한 안전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예기치 못한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자연재해에도 철저히 대비하고자 설비를 보강하고 제도를 개선해 왔습니다.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워 원전 안전의 톱니바퀴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신기술을 접목하고 사물인터넷을 활용하여 원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 시킬 수 있는 스마트 플랜트를 구현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전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원전 안전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원전에서 일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책임감, 그리고 철두철미한 안전 의식과 자세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취임식 때 새로운 방식으로 직원들과의 소통을 시작하셨고 또 SNS를 통해 열린 소통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취임 이후 발전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현장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토크콘서트라는 형식을 통해 직원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고 경영에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맡은 바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직원들과 격의 없는 진솔한 대화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미래의 주역인 젊은 직원들의 정책참여 기회를 주고자 입사10년차 정도의 직원들이 중심이 된 ‘미래정책그룹’을 신설했습니다. 회사 주요 정책에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벤치마킹한 제도로 회사 정책에 대해 미래정책그룹에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회사 정책 등 직원들의 궁금증을 공식적으로 대답해주는 ‘당찬 두드림’이라는 소통채널도 8월 중에 오픈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수평적,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소통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과정이자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화제, 즉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라는 말은 제가 흔히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끝으로, 원자력발전을 책임지고 계시는 최고경영자로서 한수원 직원들과, 원자력계 그리고 지역주민과 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경영철학과 경영원칙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경영슬로건으로 제시하고 ▲새로운 변화와 성장 ▲화합·열정의 조직문화 ▲신뢰받는 원전운영 ▲사회적 가치 선도 등 4개의 경영방침을 정했습니다.

‘새로운 변화와 성장’은 원자력을 비롯해 신사업, 신재생 등 최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립하여 글로벌 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는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화합·열정의 조직문화’는 구성원 간 소통과 공감을 통한 유연한 조직문화,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신뢰받는 원전 운영’은 안전하고 투명한 원전 건설과 운영을 통해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공기업으로서 우리 사회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지를 담기 위해 ‘사회적 가치 선도’를 천명했습니다.


대내외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영방침을 만들었습니다. 변화와 성장, 수평적이고 화합과 열정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뿌리내리고 이를 통해 원전의 안전한 운영과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여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자 합니다.


세계적인 에너지종합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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