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발전,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
해상풍력발전,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
  • 강용철
  • 승인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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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철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2015년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이 체결된 이후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 전기에너지 생산을 화석 및 핵발전 위주에서 재생발전원으로 바꾸는 것) 정책을 에너지 대전환(정유, LNG, 열, 전기에너지) 중에서 전기에너지의 비중을 현재 약 20%에서 44%로 2배 이상 증가) 정책으로 수정,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계획을, 지난해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35%까지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 2050 저탄소 사회비전 포럼은 2050년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60%로 확대하는 내용(RE 5060)을 골자로 하는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제안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확대정책(RE 3020-RE 4035-RE 5060)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은 파리 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일지 아니면 어떤 국가적 편익이 있을지 의문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바람/일사량 자원은 충분한지 재생발전원은 변동성이 심한데 국내 전력망이 이를 수용하는 데 문제가 없지는 않을지 국내 현실을 무시한 빠른 속도는 아닌지 등 다양한 의문점이 든다.

이 글에서는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95% 정도인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현재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필요성과 풍력발전에 대한 7가지 오해를 살펴보고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달성하는 데 유의해야 할 점에 관해서 기술하고자 한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세계 주요국 현황

세계 에너지 의회(World energy council)에서 2016년 발간한 보고서(그림 1)에 따르면, 파리 협정이 체결되던 2015년의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인도, 한국 등 세계 주요 에너지 소비국의 최대부하(Peak load),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RE), 가변재생에너지(Variable renewable energy, VRE: 풍력과 태양광과 같이 변동성이 심한 RE)에 대한 통계치가 제시되어 있다. 각 셀 안 숫자 오른쪽의 괄호안 숫자는 항목별 세계 순위를 나타내고 노란색은 항목별로 세계 10위안에 드는 국가를 의미한다.

2015년 세계 전체 2015년 RE 생산량은 5,559TWh로 전체 발전량(2만 4,098TWh)의 23.1%에 해당한다(그림 1 참조). 이는 인류가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23%를 감축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연료비용의 23%를 절감했음을 의미한다. 풍력과 태양광과 같은 VRE 생산량은 1,094TWh로 전체 발전량의 4.5%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최대부하는 77GW(세계 9위)이고 발전량은 522TWh(세계 9위)이다. 하지만 RE 생산량은 16TWh(세계 21위)이며 발전량의 3%(세계 29위)에 해당한다. 이는 한국은 전기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3%만을 감축했고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연료비용의 3%만을 절감했음을 의미한다.

VRE의 생산량은 5TWh이며 발전량의 1%에 머물러 세계 평균치인 4.5%보다 현저하게 낮다. 따라서 한국은 발전량은 매우 많으나 RE와 VRE
의 비중은 매우 적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연료를 다른 나라에 비교해 많이 사용하고 온실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나라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IRENA)에서 2018년 발간한 보고서는 중국, EU, 인도, 미국 등 세계 주요 에너지 다소비 국가의 RE 확대 계획(REmap Case)을 소개하고 있다(그림 2).

2015년 중국,EU, 인도, 미국의 RE 생산량은 각각 발전량의 26%, 29%,15%, 14%에 이르나 2050년에는 94%, 94%, 92%, 78%로 확대할 계획이다. RE 생산량의 2050년 세계 평균치는 발전량의 85%에 달한다.

인류는 2050년이 되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데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15%로 감축시키며, 연료 비용도 15%로 절감함을 의미한다. 또한 최종 에너지에서 전기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2015년 현재 평균 약 20%이지만 2050년에는 평균 44%에 이르러 전기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2015년에 비해 2.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수송, 빌딩, 공장 등에서 사용되는 정유, LNG, 열을 RE로 대체하기 때문이다.

특히 온실가스의 또 하나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많은 부분이 전기자동차로 대체돼 자동차용 화석연료의 상당 부분이 RE로 대체되고 온실가스 또한 더욱 절감됨을 의미한다.

RE 확대에 따른 국가적 편익

RE를 확대하면 할수록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전에 필요한 연료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음을 살펴봤다.

이번에는 국내의 경우 절감되는 연료비용에 대해서 살펴보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간한 ‘2016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그림3), 2015년 1차 에너지의 94.8%를 수입했는데 총 수입비용이 102조 7,000억 원이었다.

5년 동안 연료 수입비용은 연평균 약 144조 원이었고 이 중 전기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연료 수입비용은 연평균 약 50조 원이 된다. 2015년에는 우리나라의 RE 비중이 3%이므로 온실가스는 3% 감소하였으며 절감된 연료 수입비용은 약 1조 5,000억 원임을 알 수 있다.

RE 3020 이행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발전에 따른 온실가스가 20%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2030년 이후에는 매년 약 10조 원의 연료 수입비용이 절감된다. 이는 전체 수출액의 약 10%가 순이익이라고 가정한다면 매년 100조 원의 수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RE 비중을 20% 추가로 확대한다면 매년 10조 원의 연료 수입비용이 추가로 절감되고 만일 2050년에 국내의 RE의 비중이 100%라고 가정한다면 매년 500조 원의 수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도 전기자동차 등의 보급이 확대되어 전기에너지의 사용량이 두 배정도 증가한다면 매년 1,000조 원의 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2018년 GDP인 1만 7,209억 달러의 절반이 넘는 양이므로 RE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필요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RE의 비중 확대는 즉시 연료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므로 RE 확대정책은 신속하면 신속할 수록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따라서 현재의 RE 3020 계획, RE 4035 계획, RE 5060 계획을 적어도 세계 평균 수준(2050년 85%)까지는 확대할 수 있도록 상향 조정해야 하며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95% 이상인 우리나라는 중국, EU, 인도처럼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시키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으므로 RE 확대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풍력발전에 대한 7가지 오해
지금까지 RE의 비중을 높이면 높일수록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는 국가적 편익도 비례해 커진다는 사실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떤 재생발전원이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태양광은 최대부하 시 기여도가 높아서 전력망 운영에 유리한 점이 있지만 일몰 이후에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데 풍력발전소에 비교해 넓은 면적이 요구되기 때문에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많은 양으로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보편적인 의견이다.

육상풍력은 밤에도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발전원으로 기능은 할 수 있지만 산지가 많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대용량의 육상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건설비는 다소 많이 들지만 바람의 양이 육지보다 많고 대민 수용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해상풍력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대두된다.

우리나라와 인구와 전력망의 크기가 비슷했던 영국이 해상풍력에 매진했던 이유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해상풍력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하더라도 해상풍력으로만 RE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는 없음을 유의해야 하며 각 RE 발전원의 장점을 살려 전체 RE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해상풍력 또는 풍력이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풍력발전에 대한 근거가 없는 여러 가지 오해들이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절에서는 풍력발전에 대해 잘못 알려진 7가지 오해에 대해서 살펴본다.

(1) 우리나라는 풍속이 낮아 풍력발전을 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풍속이 낮으므로 풍력발전을 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에서는 풍속의 등급을 평균 풍속에 따라 1등급(10m/s), 2등급(8.5m/s), 3등급(7.5m/s)으로 나누었다. 우리나라 육상의 경우 제주도는 2등급에 해당하지만 육지는 3등급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처럼 풍속이 3등급인 지역은 풍력발전 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것일까?

중국의 풍력발전기 설치용량은 145GW(세계 1위)로 세계 설치용량(431GW)의 33%에 이른다(그림 1). 그림 4에서 보다시피 중국에는 풍속이 높은 지역도 있지만 풍속이 3등급인 지역도 많이 있어 중국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 중에서 3등급인 지역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가 50% 이상에 이른다. 즉, 중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70GW 이상의 풍력발전기가 풍속이 3등급인 지역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인도의 풍력발전기의 설치용량은 25GW로 세계 4위인데(그림 1)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으므로 풍속이 우리나라보다 낮다(그림 4 참조).

이렇듯 2015년 중국과 인도의 통계치만 보더라도 풍속이 3등급인 풍력발전기가 100GW에 육박하고 있고 다른 나라까지 확대해 보면 이미 상당히 많은 양의 풍력발전기가 풍속이 3등급인 지역에 설치돼 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3등급 지역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의 용량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풍속이 낮은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발전량은 적을까? 그렇지 않다. 풍력발전기의 출력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하고 블레이드 길이의 제곱에 비례한다. 풍속이 높은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블레이드 길이가 짧음에도 높은 출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풍속이 낮은 지역에서는 블레이드 길이를 약간 증가시키면 풍속이 높은 지역과 같이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으며 이런 풍력발전기를 저풍속용풍력발전기라 한다.

세계 주요 풍력발전기 제조업체는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저풍속용 풍력발전기를 개발 · 보급해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저풍속용 풍력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물론 블레이드의 길이가 다소 길어지면 풍력발전기의 단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그 비용 상
승분은 미미하다.

RE의 비중이 작았던 20세기에는 풍속이 높은 지역(덴마크, 독일 북부, 영국)에 주로 풍력발전기가 설치됐는데, 에너지 대전환 정책으로 RE의 비중을 최대한 높이고자 하는 요즘에는 발전량이 많은 나라에 많은 풍력발전기가 설치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우리나라는 바람 자원이 부족해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만큼 바람 자원 자체가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 역시 근거가 없는 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17년 발간한 ‘2016 신재생에너지 백서’에 제시된 우리나라의 바람 자원의 잠재량을 그림 5에 나타냈다.

먼저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하는 기술적 잠재량을 살펴보면 육상은 97.4TWh, 해상은 97TWh, 총합은 194.4TWh가 된다. 이는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예상한 2030년 발전량(580TWh)의 33.5%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즉 풍력발전기를 기술적 잠재량에 해당하는 지역에 모두 설치한다면 풍력발전으로만 2030년 발전량의 33.5%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육상과 해상의 지리적 잠재량을 합하면 874.6TWh가 돼 2030년 발전량의 1.5배까지 공급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달성해 2050년 발전량이 1,000TWh까지 증가한다 하더라도 풍력으로만 발전량의 약 88%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는 바람 자원이 부족하여 풍력발전이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 물론 지리적 잠재량 모두를 공급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해상풍력의 지리적 잠재량이 667.8TWh이므로 해상풍력으로만 2050년 발전량의 67%까지 공급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바람 자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3) 풍력발전은 순간적인 출력 변동성이 커서 발전원으로 적합하지 않다?

풍속의 순간적인 변동으로 인해 풍력발전 출력의 순간적인 변동성이 커지게 되고 이로 인해 계통 운영에 악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풍력발전기의 회전체는 무거우므로 풍속의 순간적인 변동이 순간적인 풍력발전기의 출력 변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특히 MW급 풍력발전기의 경우에는 회전체가 상당히 무거워서 더욱 그렇다. 그림 6은 순간적으로 변동하는 풍속(위 그림)과 풍력발전기의 출력(아래 그림)을 나타냈다.

아래 그림에서 Pm은 블레이드가 회전하면서 바람으로부터 얻은 풍력발전기의 기계적인 입력을 나타내고 MPPT는 풍력발전기가 최대출력 추종(MPPT, Maximum power point tracking) 제어를 할 때의 전기적인 출력을 나타낸다.

풍력발전기의 입력인 Pm은 풍속 패턴과 유사하여 순간적인 변동성이 상당히 크지만 MPPT 제어할 때의 풍력발전기 출력은 Pm의 변동과는 달리 상당히 부드러워지는 것을 볼수 있다. 이는 무거운 풍력발전기의 회전체가 풍속의 짧은 변동을 회전체에 흡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풍력발전기의 용량이 크면 클수록 회전체가 더욱 무거워지므로 이러한 특징은 두드러진다.

비록 한 대의 풍력발전기 출력 변동이 심하다 하더라도 다수의 풍력발전기 출력의 합은 변동성이 심하게 감소하는데, 이를 Smoothing effect라고 한다(그림 7).

풍력발전기 한 대의 출력은 변동이 심하지만 30대의 풍력발전 출력은 변동성이 심하게 완화돼 변동이 심하지 않고 150대, 300대의 출력의 변동은 더욱 완화됨을 알 수 있다. 만약 다수의 풍력단지의 Smoothing effect를 고려한다면, 전체 풍력발전 출력의 변동성은 더욱 감소할 것이다.

(4)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간헐성 때문에 백업 전원이 필요하다?

바람이 불다가 갑자기 바람이 불지 않게 되면 이로 인하여 전력망의 안정적인 운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풍력발전단지에 백업발전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국내 전체의 풍력발전 출력이 한 대의 풍력발전기의 출력에 단순히 비례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오해다.

개별 풍력발전단지는 바람의 간헐성으로 인해 전력망에 빈번하게 연계 · 분리할 수 있지만 전력망에 연계된 풍력발전 전체 출력의 총합은 Smoothing effect로 인해 간헐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력망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바람의 간헐성이 전력망 운영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림 8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지역별(5km × 5km) 풍력단지의 출력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체의 출력을 나타냈다. 한 지역의 풍력발전 출력은 간헐성이 보이고 변동성도 크다. 하지만 남아프리카 전체의 풍력발전기 출력(굵은 남색선)은 상당히 부드러워 전력망 운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풍력발전의 간헐성에 대한 문제는 개별 풍력단지의 차원에서 검토하면 안 되고 전체 전력망 풍력발전 출력의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 또한 풍력발전의 수용률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Smoothing effect는 커짐을 유의해야 한다.

(5) 풍력발전기는 제어할 수 없다.

풍력발전기는 제어할 수 없으므로 순간적인 풍속 변동에 따라 출력이 순간적으로 변동되고 이로 인해 전력망 주파수와 전압의 변동이 커져서 전력망의 운영에 악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어 능력이 없는 풍력발전기는 아주 오래된 형태의 풍력발전기에만 해당한다.

그림 9에 나타난 바와 같이 풍력발전기는 타입 A, 타입 B, 타입 C, 타입 D 등 네 가지 종류가 있으며 A, B, C, D순서대로 발전되어 왔다. 타입 A는 초창기부터 사용됐고 타입 B는 1990년대 중반에 개발됐으며, 타입 C와 타입 D는 2000년 중반부터 개발됐기 때문에 타입별 특성을
구분하지 못하면 풍력발전기는 제어할 수 없다는 오해를 하게 된다.

‘타입 A’ 풍력발전기는 출력제어가 불가능하지만 비용이 저렴한 농형 유도발전기를 사용한다. 따라서 풍속 변동에 따른 출력 변동이 심하고 이로 인해 전압 변동이 심하다. 또한 회전자 속도의 운전 범위가 매우 좁아 고정속(Fixed speed) 풍력발전기라 불리고 풍속에 따라 회전자 속도를 변화시켜야 하는 MPPT 제어가 불가능하다. 풍력발전기의 회전자 속도의 운전 범위를 넓히기 위해 농형 유도발전기 대신 권선형 유도발전기를 사용하고 회전자 권선 외부에 가변저항을 연결한 타입 B가 1990년대 중반부터 사용됐다. 타입 B는 회전자 운전속도 범위를 정격 주파수의 10%까지 확대할 수 있으므로 타입 A의 단점을 다소 극복했지만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었다. 또한 외부저항으로 발열되어 전력이 소비되는 단점이 있다.

‘타입 B’의 외부저항에서 열로 발산되는 전력을 전력망으로 공급하기 위해 회전자를 백투백 컨버터를 통하여 전력망으로 연결한 이중여자형 유도발전기가 2000년대 중반에 개발됐고 이를 타입 C라 한다. 타입 C는 BTB 컨버터를 사용해 회전자에 인가되는 전압을 제어하여 유효전력, 무효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타입 C는 회전자 속도의 운전 범위를 정격 주파수의 50% 정도까지 확대했기 때문에 가변속(Variable speed) 풍력발전기라고 부르고 MPPT 제어가 가능하다.

발전기의 고정자를 백투백 컨버터를 이용하여 전력망에 직접 연계하는 타입 D의 풍력발전기가 개발됐다. 타입 D는 고정자와 전력망 사이를 백투백 컨버터로 연결했으므로 유도발전기나 동기발전기 등 어떤 형태의 발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발전기 설계의 자유도가 높아졌고 회전자의 운전속도의 범위가 정격 주파수의 70% 이상까지 확대할 수 있으므로 타입 D 역시 가변속도형 풍력발전기라 부르며 MPPT 운전이 가능하다.

‘타입 C’와 ‘타입 D’는 모두 백투백 컨버터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유효전력과 무효전력의 제어성능이 매우 우수하다. 타입 C 또는 타입 D는 풍력발전 수용률을 증가시키면서도 전력망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제정된 전력망 연계기준(Grid code)을 만족시킬 수 있으므로 현대의 풍력발전기는 타입 C와 타입 D가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의 풍력발전기 제조업체는 타입 D를 생산하고 있다.

(6) 풍력발전 출력의 순간적인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선 풍력발전단지 내에 반드시 ESS를 설치해야 한다?

전력망을 신뢰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발전기 탈락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은 정상 운전(Normal operation)시 순간적이고 지속적인 부하 변동에 의한 주파수 변동폭을 좁은 범위 내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능력을 전력망 유연성(Power grid flexibility)이라 한다. 전력망 운영자는 전력망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파수 편차를 적분하여 중앙급전 발전기에 출력을 감소 또는 증가시키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이를 자동발전제어(Automatic generation control, AGC)라 한다.

전력망에 연계된 풍력발전기가 풍속이 순간적으로 변해 출력이 변동하면 전력망에 어떤 영향을 줄까? 풍속 변동으로 인해 변동한 출력에 비례해 전력망 주파수가 변동하게 된다. 하지만 풍력발전의 수용률(Penetration level)이 낮을때는 동기발전기의 대수가 많고 관성이 크므로 주파수 변동폭은 크지 않다. 따라서 전력망 운영자가 AGC를 통하여 풍속 변동에 의한 주파수 변동폭을 좁은 범위 내로 유지할 수 있다.

풍력발전기는 회전자 속도의 운전 범위가 넓어 풍력발전기의 회전체에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제어 로직을 백투백 컨버터에 구현하면 순간적인 풍속 변동으로 인한 주파수 변동폭을 매우 좁게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풍력발전의 수용률이 높은 전력망에서는 회전체의 용량이 커지므로 주파수 제어 능력이 더욱 향상되므로 전력망 유연성을 확보하는데 더욱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또한 풍력발전기뿐만 아니라 화력발전기, 양수 발전기, 수요반응(Demand response), ESS를 사용해 전력망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ESS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만약 굳이 고가의 ESS를 사용하여 주파수를 좁은 범위 내로 유지하고자 하더라도 ESS를 풍력단지에 설치할 필요는 없다. 전력망 전체에 걸쳐 주파수는 거의 같으므로 적당한 위치에 ESS를 설치하고 주파수 변동폭을 억제하면 된다. 따라서 풍력단지 내에 ESS를 설치하여 풍력발전 출력의 변동성을 억제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방안임을 인지해야 한다.

(7) 풍력발전 수용률이 높아지면 전력망의 관성이 작아져 전력망의 안정도가 저하된다?

발전기 탈락 시 동기발전기의 회전체에 저장된 운동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는데 이를 동기발전기의 관성 응답(Inertia response)이라 한다. 그런데 풍력발전기는 백투백 컨버터로 인하여 관성 응답을 공급할 수 없어서 계통의 관성이 작아지므로 풍력발전의 수용률이 높아지면 전력망의 안정도가 저하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은 발전기 탈락 시에도 풍력발전기가 계속해서 MPPT 제어만을 수행한다고 가정할 때에만 해당한다. 백투백 컨버터가 부착된 가변속 풍력발전기가 평상시에는 MPPT 운전을 하고 있다가 전력망에서 발전기가 탈락하여 주파수가 급속히 감소할 때 일시적으로 제어 로직을 MPPT에서 주파수 안정화 기능이 포함된 제어(합성 관성, Synthetic inertia)로 바꾸면 풍력발전기의 회전체에 저장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여 주파수 하락을 막을 수 있으므로 전력망의 안정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동기발전기의 관성 응답은 자연적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제어할 수 없지만 풍력발전기의 합성 관성은 제어할 수 있어서 주파수 안정화 성능이 동기발전기보다 더 우수하다. 이러한 합성 관성 기능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GE(General Electric) 등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며 주파수를 이용하는 방식과 순간적으로 출력을 계단형태로 증가시키는 방식 등 다양한 기술이 존재한다. 하지만 합성 관성 기능을 전력망 연계기준에 포함한 나라는 아직은 소수인데 그 이유는 합성 관성 기능에 대한 비용 정산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RE의 수용률이 높아지면 동기발전기의 수가 적어지므로 풍력발전기가 합성 관성 기능을 제공해야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때에는 합성 관성 기능에 대한 비용 정산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RE 수용률을 확대하면 할수록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전 연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절감되는 연료 비용이 상당함을 살펴봤다. 또한 RE 수용률을 신속하게 확대하면 할수록 국가적 편익이 더욱 증가하고 해상풍력이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완성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또한 풍력발전에 따른 7가지 오해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단지 많은 해상풍력단지를 포함한 RE 발전단지를 건설한다고 해서 RE 수용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본 고에서는 마지막으로 저비용으로 RE 수용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네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해상풍력 공용망의 건설이다. 해상풍력은 바다에 건설하기 때문에 육상풍력에 비교해 많은 건설비용이 요구된다. 또한 해상풍력단지는 건설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 풍력발전기에서 발전한 전기를 해상변전소에 모은 후 육지에 있는 변전소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건설하는데 풍력발전기에서 해상변전소까지는 내부망이라 하고 해상변전소부터 육상변전소까지를 외부망이라 한다. 만약 개별 해상풍력단지에서 발전한 전기를 육상변전소까지 개별적으로 연계한다면 외부망 건설비용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다수의 해상풍력단지의 외부망을 통합하여 육상변전소까지 연계하는 해상 공용망을 건설한다면 개별 해상풍력단지 사업자에게 초기에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망의 수가 최소화되어 비용 절감 및 난개발을 방지할 것이다.

둘째, 보조서비스(Ancillary service) 정산제도 현실화다. 보조서비스란 전력망을 신뢰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 예비력이 필요한데 발전원들이 예비력을 보유하고 있다가 예비력을 제공하는 신뢰성을 유지하는 서비스다. 발전원들 처지에서는 예비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기회비용이 발생하므로 이에 따른 비용을 정산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보조서비스 정산비용은 발전량 정산비용의 0.1%도 되지 않는다. 2019년 미국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NREL)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미국에서 예비력의 평균 가격(13.07$/MWh)이 전기에너지 가격(30.73$/MWh)의 42.5%에 달한다. RE 수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에 보조서비스를 제공하였던 화력발전기의 수는 감소하고 RE 발전원의 수가 증가하므로 RE 발전원이 보조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보조서비스 비용이 비현실적으로 책정돼 있다면 RE 발전원은 자발적으로 보조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보조서비스 비용을 현실화해 RE 발전원을 포함한 발전원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보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만 전력망을 신뢰성있게 운영하면서 RE 수용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셋째, RE 발전원 및 RE 발전단지의 보조서비스 기술 개발이다. 과거에는 RE 발전원은 에너지 생산에 따른 수익만을 얻었다. 하지만 RE 수용률이 증가할수록 RE 발전원이 보조서비스를 제공하면 이에 따른 비용을 정산받을 수 있다.

특히, 풍력발전원은 무거운 회전체를 보유하고 있어서 회전자 속도의 운전 범위가 넓다. 따라서 이를 ESS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보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비용뿐만 아니라 보조서비스 비용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므로 풍력발전의 다양한 보조서비스 기술은 풍력발전 사업자의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RE 수용률 극대화의 지름길이다.

넷째, 지역 주민에게 RE 발전 수익을 분배해야 한다. RE 발전원은 화력발전원과는 달리 실외에 설치돼 지역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RE 건설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대가 심한 경우가 많은데 발전 수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면 RE 발전단지의 건설에 대한 주민의 반대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RE 수용률을 극대화하는데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덴마크,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는 RE 발전 수익의 일정 부분을 주민과 나눔으로써 적극적으로 주민 참여를 유도해 RE 수용률을 증가시켰음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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