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ectric의 글로벌화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
“K-Electric의 글로벌화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1.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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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철환 대한전기학회 회장

2021년 전기산업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허물어진 업종의 벽,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등의 영향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한국형 그린뉴딜’, ‘전기차대중화 시대’ 등 밝은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기회도 분명히 존재한다. 전기에너지산업의 학계 대표기관인 대한전기학회를 이끌고 있는 김철환 회장<사진>을 만나 전기산업의 미래와 이를 대비하는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전기학회 제50대 회장 선출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개인적으로 신축년에 창립 74주년을 맞이하는 대한전기학회의 회장에 취임하여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대한전기학회의 가치를 보다 더 높이!’ 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회장직의 막중한 책임감을 인식해 대한전기학회의 가치를 보다 더 높이기 위한 책임과 의무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올해 대한전기학회를 이끌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지난 1년간의 차기회장직을 경험한 결과 74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비해 대한전기학회가 다소 아쉬운 점들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조직적인 체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학회운영 결여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보완하며 학회의 가치를 보다 더 높이는 방향으로 가능한 해결책들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전기산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지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 칭합니다. 코로나 이전 시대와는 다른 시대적 변화는 ‘비대면 문화’ , ‘디지털 전환’ , ‘자족적인 공간 분산’ 등이 대표적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발표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10가지 소비자 행동 변화 트렌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미디어 특히, 온라인 동영상을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경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해진다. △‘확대/성장’ 보다 ‘현상유지’에 중심을 둔 사고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니즈를 해결해 주는 브랜드에 주목한다. △소비자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자동차 업계에 막대한 기회가 존재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많은 군중이 모이는 곳을 피할 것이다. △소비자는 비대면 소매 매장을 찾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지 제품 구매가 선호되고 있다.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가 진화했다. △새로운 사용자들이 전자 상거래 성장을 추진하는 원동력이다.

이러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대적 변화를 고려해 전기산업계에서는 전기제품의 디지털화, 전력산업의 정보보호 및 보안 기능이 강화된 제품 생산, 스마트 시티화를 고려한 전기제품 개발 및 생산, 원격감시 및 제어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제품 생산, 국내 기술 및 재료 · 부품을 이용한 제품 생산을 통한 기술 자립화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종합적인 전력정책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골자는 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의 비중을 높이고 원전과 석탄의 비중을 낮춘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평가 및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이 입안한 것이므로 최선의 방안일 것입니다. 전 세계의 에너지는 결국 재생에너지로 전환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다만 에너지전환의 속도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제하에서 경제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정부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한국판 뉴딜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관련 예상되는 전기업계의 변화와 대응 전략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거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을 위해 뉴딜 정책을 추진했으며 사회적 합의(Deal)을 기반으로 구제(Relief), 회복(Recovery), 개혁(Reform) 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테네시강 유역 개발, 문화사업 등을 통한 대량실업 구제 및 민생 안정, 대공황 이전 수준으로 경제 회복, 산업 회복 · 농촌경제 활성화 지원, 사회 불균형 · 시장시스템 모순 개혁을 위해 노동제도 · 사회보장제도 개혁 등을 수행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강도 높은 봉쇄조치 과정에서 세계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및 일자리 충격에 직면하고 우리나라 경제 또한 어려움에 처해 1930년대 미국의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판 뉴딜의 목적은 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발전 전략수립입니다. 즉,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 하려 는 ‘버티기 전략, ’ 다른 나라 보다 빠르게 정상 성장경로 회복을 위한 ‘일어서기 전략, ’ 구조적 변화에 대한 적응을 선도하기 위한 토대 구축의 일환으로 디지털 그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령 제정 · 개정 및 탄소중립(Net Zero) 기반 마련 등을 적극 추진하는 ‘개혁 전략’ 등입니다.

한국판 뉴딜은 보다 세부적으로 경제전반의 디지털 혁신 및 역동성 촉진 · 확산을 추구하는 ‘디지털 뉴딜’과 경제기반의 친환경 · 저탄소 전환 가속화를 추구하는 ‘그린 뉴딜’이 대표 분야입니다. 디지털 뉴딜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데이터 구축 · 개방 · 활용, 전체 산업으로 △5G · AI 융합 확산 △5G · AI 기반 지능형 정부 구축 △K-사이버 방역체계 구축 △모든 초 · 중 · 고에 디지털 기반 교육 인프라 조성 △전국 대학 · 직업훈련기관 온라인 교육 강화 △스마트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 △중소기업 원격근무 확산 △소상공인 온라인 비즈니스 지원 △4대 분야 핵심 인프라 디지털 관리체계 구축 △도시 · 산단의 공간 디지털 혁신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등의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린 뉴딜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 제로 에너지화 △국토 · 해양 · 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 △깨끗하고 안전한 물 관리체계 구축 △에너지 관리 효율화 및 지능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 구축 및 공정한 전환 지원 △전기차 · 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 △녹색 선도 유망기업 육성 및 저탄소 · 녹색 산업단지 조성 △R&D · 금융 등 녹색혁신 기반 조성 등의 8대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기업계 입장에서는 그린 뉴딜에 관련된 사업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디지털 뉴딜에도 일부 관련 사업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내실있게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ESS 산업에 진출하는 등 업종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대응 전략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국내 전기업계가 목표로 해야 하는 시장은 결국 외국시장입니다.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자체적인 시장이 유지되기에는 다소 적은 인원입니다. 그러므로 국내 시장만을 목표로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판매할 상품을 생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골프 · 양궁 · 바둑 등의 체육 상품, 강남 스타일 · BTS · 기생충 등의 예술 상품, 반도체 · 휴대폰 · 조선 · 배터리 등의 공학 상품 등으로 이미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들이 판매 가능함이 입증되었고 현재도 상품화되고 있습니다.

자신감과 열정, 우수한 인적자원과 기술을 기반으로 케이블, 변압기 등을 선두로 훌륭한 K-Electric(K-전기) 제품들을 상품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업계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K-Electric이 회자될 수 있도록 제품개발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전기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업계에서 어떻게 하면 기회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1명의 우수한 선수의 능력보다는 10명의 평범한 선수의 능력을 집대성한 능력이 우월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경쟁국들 보다 적은 편이므로 개인플레이 보다는 그룹으로 플레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손흥민과 같은 뛰어난 축구 선수도 동료 축구선수들의 팀플레이 없이는 골을 성공시키기가 어렵습니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회사들이 국내에도 여럿 있으므로 이들 전기차 생산회사, 자동차 부품 · 소재 회사, 전력회사, 전기업계, 통신회사, 연구소 및 대학들이 원할한 협업을 이루고, 정부가 한정된 예산을 최대한 투자해 두뇌와 자금 및 연구능력을 최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에 우리 전기인들이 기회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업계 종사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에게는 직류 송배전,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 분산형 전원, 전기차 시대 도래 등 여러 가지 에너지 신산업 요소들로 희망이 넘치고 있습니다. 한편, 멀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폭 넓은 보급으로 인한 계통의 신뢰성 및 안정성 저하, 경기하강에 따른 전력회사의 전력수요 감소, 기후 변화에 대응한 발전방식의 선택에 따른 어려움 등 여러 가지 어려움도 예상됩니다.

그러므로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디지털화를 통한 제품의 고기능화 및 고객 편의성 추구, ICT 및 AI 기술 적용을 통한 공정 및 제품의 고기능화 등을 추구해 K-Electric을 드높이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그날을 위해 전력산업 및 전기산업 관계자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시장경제 원리에서는 훌륭한 상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자원은 부족하나 우수한 인적자원을 보유한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기술 및 상품의 우수성에 기반해야 할 것입니다.

신축년 한해에도 전기 · 전력산업계는 우수한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보람 있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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