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탄소중립위해 발 벗고 나선다
기업들, 탄소중립위해 발 벗고 나선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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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탄소배출 1 · 2위 업종 탄소중립 달성 선언
대기업 ‘활발’, 중소기업 ‘준비 계획 없음 … 양극화
현대차 제공
현대차 제공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책으로 탄소중립이 제시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이 되는 개념이다. 스웨덴, 영국,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헝가리 등 6개국이 탄소중립을 이미 법제화했으며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2050탄소중립 추진전략’을 확정 · 발표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철강업계,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문’ 서명
석유화학업계, 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 출범

국내 탄소배출 1위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업계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철강협회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KG동부제철, 세아제강, 심팩 등 6개 업체가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는 오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개척하고 이 분야에서 매출 3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국내외 연구기관과 연구개발(R&D) 협력을 추진해 수소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수소 사업 분야를 미래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소 생산 · 유통시설 확대 구축 △주요 사업장 내 수소 연료전지차(FCEV) 도입 및 수송차량 확대 적용△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연료전지발전 시스템 구축 등의 계획을 추진 중이다.

특히, 철강업계는 탄소중립 논의를 위해 그린철강위원회를 출범함과 동시에 △그린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전력의 안정적 공급 △부생가스 활용 수소사업 지원 △청정에너지 사용과 자원순환 기업에 인센티브 확대 등 수소 · 에너지 관련 인프라 구축과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철강업계에 이어 두 번째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인 석유화학업계도 ‘2050 탄소중립’을 위해 뭉쳤다.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민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가 출범한 것이다.

석유화학은 수소, 탄소,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폐플라스틱등을 원료 및 연료로 활용하는 친환경 제조기술 개발이 시급하므로 대형 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해 이를 적극 지원해갈 예정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의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탄소중립 산업전환 거버넌스 운영, 탄소중립산업대전환 전략 수립, 탄소중립 산업구조 전환 특별법 제정, 대규모 R&D 사업 추진, 세제 · 금융 · 규제특례 등 탄소중립 5대 핵심과제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 · 현대차 · 포스코 등 대기업 적극 동참
中企,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

각 기업별로도 탄소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380만 톤 CO2e로 전년 1,515만CO2e 대비 8.9% 감소했다. 이와 함께 물 사용량도 줄였다. 실제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2017~2018년 평균 사용량 5,015만 톤 대비 2019년 4,911만 톤으로 약 104만 톤의 용수를 절감했다.

이 같은 실적을 인정받아 영국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만든 인증기관인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물발자국’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한 폐기물 발생량도 2019년 109만 9,197톤으로 전년에비해 9.2% 감소했다. 특히,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974톤으로 전년 대비 8.1% 줄었다.

2016년 1,197톤이나 발생했던 미세먼지 배출량도 2017년 509톤, 2018년 281톤, 2019년 227톤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열병합 발전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아산공장은 2013년부터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와 함께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철강 물류의 특성을 고려해 수소 상용 트럭 등을 개발하고,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수소 트럭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그룹이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현대차그룹은 포스코그룹의 그린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한다. 그린수소 생산 · 이용 관련 기술 개발, 수소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소재 개발 등 수소에너지 활용 확대를 위한 공동 연구 개발에도 주력한다.

이와 함께 공동으로 해외 지역에서 진행되는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의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외에서도 수소관련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해당 국가와 인근 지역의 수소전기차 등 수요도 발굴한다. LG화학은 업계최초로 지난해 7월 ‘2050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하고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RE 100(Renewable Energy 100%)’을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사업 등에 5조 원을 투자하며 2030년까지 친환경 부문 6조원 규모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SK종합화학은 그린중심의 딥 체인지(Deep Change)를 목표로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에쓰오일(S-Oil)은 원유 정제시설이나 석유화학 설비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로드맵을 수립해 이를 주기적으로 측정하며 수소 · 연료전지 · 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국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준비 계획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1월 25일부터 2월 3일까지 319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벤처기업 탄소중립 동향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탄소중립 대응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은 80.6%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실제로는 절반이 넘는 56.1%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준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6.3%에 불과했고, “현재 준비 중이다”는 8.8%, “향후 준비할 계획이다”는 28.8% 순의 비중을 보였다.

또 중소벤처기업들은 탄소중립 대응방안으로 ‘저탄소 · 친환경 기술 · 제품 사업화’(43.1%)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공정개선 및 친환경 설비 도입’(29.4%)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이같은 결과는 비용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응답 기업들은 저탄소 전환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공정개선 · 설비 도입 비용 부담’(44.3%)을 꼽았으며, 시설 도입 시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 방안으로도 ‘융자와 보조금을 결합한 방식’(45.6%)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2050 탄소중립 비전' 선언에 발맞춰 국내 중소기업의 저탄소 경영을 위해 선제적으로 지원 정책을 도입한다. 중진공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중소 제조업을 대상으로 녹색경영 수준 진단, 챌린지 진단, 넷제로(Net Zero) 유망기업자금 등을 도입한다.

녹색경영 수준 진단은 뿌리산업(금형 · 주조 등) 등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기업의 탄소 배출량 측정한 뒤 저탄소 경영 전환을 위한 전략 로드맵을 수립한다. S~D등급으로 구분되며 높은 등급에는 정책 자금을 우선 지원한다.

올해 시범 운영되는 챌린지 진단에 참여하는 기업은 각각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공정과 설비의 개선 방안을 집중 컨설팅 지원한다. 탄소 저감 성과와 연동해 정책 자금의 금리 혜택도 주어진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의 그린팩토리 전환을 확산하기 위해 Net Zero 유망기업자금 등을 지원한다.

올해 200억 원 예산으로 신설된 자금을 통해 저탄소 배출 기업에는 금리와 평가 등을 차별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자체와 ‘녹색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신재생에너지를 공급을 통해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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