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과연 혐오시설 일까?”
“데이터센터, 과연 혐오시설 일까?”
  • 이훈 기자
  • 승인 2023.0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전기협회, 지난 1월 16일 2023년 제1차 전력정책포럼 개최
데이터센터 설립 두고 각계각층 의견 수렴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미래 산업의 중요한 인프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데이터센터 설치가 봇물처럼 이뤄지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데이터센터 설치를 위한 초고압선 부설을 두고 지역주민들의 반대와 민원이 증가하며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다. 이에 지난달 16일 국회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펼쳐졌다.

대한전기협회는 이재정·강득구·민병덕·이용빈·이탄희 국회의원실과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데이터센터 확산과 정책과제’란 주제로 2023년 제1차 전력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데이터센터 설립과 초고압선 부설에 대한 주민 갈등 해소 방안과 초고압선 매설기준 및 전자파 분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두고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포럼은 임윤석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책임의 ‘데이터센터 설립과 초고압선 부설 지역주민 갈등 현황’의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임 책임은 “2020년대 들어 지중 송전망이 지나가는 학교나 어린이집,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전력 다소비 시설인 데이터센터는 혐오시설로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책임에 따르면 국가마다 적용하고 있는 전자파 기준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선 독립된 비영리과학기구인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의 가이드 라인을 따르고 있다.

그는 “송전망의 전자파에 대해 세계 각국은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의 인체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83.3 마이크로테슬라(μT)를 준용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전기설비기술기준에 따라 특고압 송전선로 전자계 기준을 통해 ‘지표상 1m 심도에서 83.3 μT 이하’가 되도록 시설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지중선로 전자파 논란은 기술적이나 법적 기준 문제 보다는 국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늘어나고 있어 갈등조정 등 사회적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 책임의 발표에 이어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 과장이 ‘데이터센터 혐오시설화 해소 및 건립 해결 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박 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147개로 1개 데이터센터당 연평균 25GWh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2029년까지 예정된 신규 데이터센터 637개 가운데 86%에 해당하는 550개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박 과장은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은 사고 발생 시 국가적 재난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전력인프라 추가 건설 부담과 전력계통 혼잡을 유발할 수 있다”며 “디지털 경제 핵심 인프라가 특정지역에 편중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지연은 물론 지역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산업부는 제도개선을 통해 전기 사업자가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수요자로 인해 계통 불안정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 전기 공급가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 중에 있다.

박 과장은 “규제와 인센티브를 통해 전력 다소비 시설인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갈등지역 주민들과 데이터센터 업계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설명회 개최 등 충분한 설명을 통해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이병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기현 대한전기협회 기술기준처장, 김기회 전파연구원 연구관, 엘지유플러스, 안양시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김기회 국립전파연구원 연구관은 “국내에서 준용하는 국제 전자파 기준이 비영리 독립 기구의 과학적 근거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다”며 “기준을 설정할 때 인체에 아주 적은 영향 보이기 시작하는 레벨이 있으면 그레벨의 1/50 수준으로 기준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최영범 LG유플러스 전문위원은 “데이터센터의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WHO) 견해와 국내 법적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일상에서 사용하는 손 선풍기보다 낮게 측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인해 신규센터 준공까지 약 7만 3,000여명의 인원이 투입되고 지역 내 약 1만 9,000명의 고용이 예상된다”며 “데이터센터 준공 후 데이터센터 기술·운영·유지보수
인력, 고객사 운영인력 등 약 200명이 상주 예정”이라고 데이터센터 설립에 대한 고용창출 효과도 설명했다.

이희석 안양시 도로과장은 “데이터센터가 전용주거지역과 보존녹지지역을 제외한 전 용도지역에서 건립이 허용되고 있다”며 “주거지역과의 상충성을 배제하기 위해 공업지역에 한해 데이터센터의 신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이훈 기자 hoon@kea.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