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을 통한 안정적 미래계통 구축
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을 통한 안정적 미래계통 구축
  • 이병준
  • 승인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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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한국전력공사는 국가 에너지 안보의 확립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계통의 구축을 목표로 하는 제 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발표했다. 제 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22년부터 2036년까지의 전력수급 전망과 송변전설비 확충기준에 따라 수립됐다.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전력수요의 증가에 따른 송변전설비 신설 및 보강, 원전·재생에너지 등 발전소의 계통연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 기간망의 보강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의 에너지 믹스 적기 이행을 위한 계통의 수용능력을 확보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력망을 구축하며, 송변전설비의 적기 건설을 위한 혁신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한전의 송변전설비 투자계획으로 이사회 의결 후, 산업부 제 282차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서 심의·확정됐다. 수립절차는 아래와 같다.

현황 및 동향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국가 에너지 안보 확립을 위한 안정적 전력계통 구축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제10차 전력수급계획 목표시점인 2036년까지 원전 31.7GW, 신재생 108.3GW의 무탄소 전원의 보급을 위해 <그림 2>와 같이 유연한 전력망을 구축하고 적기에 건설해 전력계통의 수용능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설비계획의 주요 추진사항이다.

한전에서는 국가의 에너지 믹스를 적기에 수용하기 위해 전력계통의 수용능력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제9차 설비계획 대비 68% 증가한 원전의 발전력을 수용하며, 재생발전원의 수용확대를 위해서 유연한 계통연계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이를 위해 <그림 3>과 같이 지역단위로 소규모 재생발전원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지역 전력망 구축을 추진한다. 송전용전기설비 이용신청과 전력수급계약으로 산정하던 발전량에 발전허가 및 예측물량 등을 추가로 고려하고, 발전소나 변압기의 연계 기준용량 부족이 예상될 경우 설비계획에 반영한다.

재생발전원의 증가로 인해 계통 안정화 설비의 필요성은 더욱 증가했다. 기존의 계통안정화 설비들은 변전소 부지에 따라 설치위치가 결정되어 최적의 배치가 어려웠다. 이번 10차 계획에서는 안정화 설비의 도입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확보한 계통안정화 전용 플랫폼의 도입으로 최적의 배치가 가능해졌다. ESS나 FACTS 등의 계통안정화 설비를 필요개소에 설치해 계통의 안정도 향상에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은 3기 신도시, 반도체 산업단지, 데이터 센터 등의 대규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도권 지역의 345kV 송전망은 포화되어 설비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호남지역의 경우 원전의 수명연장과 재생에너지의 개발 집중으로 인해 지역의 전력수요 대비 발전력이 많아 잉여 발전량을 호남 지역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전은 이 두가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서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HVDC 기간망 구축을 계획했다.

<그림 5>와 같이 기존의 HVDC 기간 전력망인 동해안-수도권 HVDC에 종축인 서해안-수도권 HVDC를 추가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계통운영을 도모했다. 서해안 HVDC는 MTDC(Multi- Terminal DC) 방식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기존의 국내 HVDC 기술은 PtP(Point to Pont) 방식 위주로, 향후 해상풍력이나, 국가간 연계 등의 확장성이 부족하였다. MTDC 방식의 구현을 위해 DC 차단기, 멀티터미널 제어기술 등의 기술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 HVDC 산업을 견인할 것이라고 한다.

재생에너지의 확대에 따른 기상, 수요의 변화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전은 유연한 전력망의 구축을 추진한다. 시나리오 기반으로 계통 해석 DB를 구축하여 고도화된 설비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생에너지의 증가와 동기발전기의 운전 감소로 계통의 강건도나 관성의 감소가 예상돼 계통안정도가 점차 취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해 계통의 전압 및 주파수 안정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표 1>의 계통 안정화설비가 보강된다.

재생에너지와 전력수요의 확대로 인한 전력망 보강물량의 급격한 증가와 송변전 설비 수용성 문제에 따른 건설의 장기화에 대비해 계통의 제약완화를 위한 전력망 건설 대안기술(Non-Wire Alternatives, NWAs)의 확대도 검토된다. 계통안정도 향상을 위해 기존의 STATCOM보다 전압제어 성능이 뛰어난 그리드 포밍(Grid Forming) 기능을 보유한 STATCOM과 전력흐름 제어와 무효 전력 보상을 위한 인버터 기반의 직렬 보상장치(Static Synchronous Series Compensator, SSSC) 그리고 모바일 FACTS 등 신기술을 적용해 전력망 건설의 대안기술에 대한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양한 FACTS와 동기조상기 등 계통안정화 설비의 통합제어 기술을 개발해 계통안정화 설비간 상호 영향을 방지하고 최적 운전전략을 진행할 계획이다. 재생발전원 확대와 그리드 포밍 인버터와 같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리드 코드(계통연계 기준)의 상설연구 워킹그룹 구성 등을 통해 계통연계 기준의 지속적인 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송변전 설비의 적기 건설을 위해 공정관리를 강화하고, 지중화를 확대하며, 건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철탑 인클로징 공법과 같은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송변전 설비의 건설시기와 재생에너지와 신규 발전기의 도입시기의 차이에 따른 송전망 혼잡지역의 발전제약 완화를 위해 특별대책도 수립됐다. 특히 동해한 지역의 대규모 신규 발전기와 재생 발전원의 계통연계에 따라 발전제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안지역의 낮은 가격 발전기의 제한으로 전력구입비의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한전은 이를 위해 계통안정화 설비인 ESS와 유연송전설비를 활용한다. 발전제약 완화를 위해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970MW가 건설 중에 있으며 <표 1>에서와 같이 300MW BESS가 추가된다.

유연송전설비로는 <표 2>와 같이 계통의 전압변화에 빠르게 반응해 계통의 전압을 안정화 시킬수 있는 설비인 STATCOM이 도입된다. STATCOM은 설비의 고장으로 인한 계통전압의 하락을 억제하여 전압 불안정을 해소시켜 송전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렇게 도입되는 BESS와 FACTS 설비들을 통해 2GW 이상의 송전능력이 향상돼 발전제약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른 2021년과 2036년의 전력망 비교는 <표 3>과 같으며, 2036년의 전력망 계획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총 송전선로의 길이는 5만7,681 C-km이며, 2021년 대비 약 1.64배 증가할 전망이다(신규 발전소 계통연계를 위한 접속설비 포함). 총 변전소 수는 1,228개소이며, 2021년 대비 약 1.38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스위치야드, 변환소, 개폐소 포함). 총 변전설비 용량은 51만 7,500 MVA이며, 2021년 대비 약 1.48배 증가할 전망이다(2036년 345kV 이상의 초고압 변전설비의 용량은 전체의 50% 점유 예정).

10차 계획의 관람평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지역별 택지와 산업단지의 개발 추이, 발전사업 개발현황등을 반영해 현재 수립된 설비계획에 대한 적정성을 매년 검토해 준공시기와 설비규모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전력망 소요량 및 간선 구축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여 발전설비와 계통계획 간 연계성과 정합성을 향상시키는 선송전망 후발전원 계획 체계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이번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력인프라를 마련하고, 국가 첨단전략사업의 적기·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해 국가 차원에서의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라 강조하고 있다.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의한 미래의 전력망은 국가의 에너지 믹스를 실현시키고, 첨단산업의 발전을 위한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HVDC, 동기조상기, FACTS, ESS 등의 다양한 계통안정화 설비가 연계되어 매우 복잡하게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하가 밀집되어 있는 수도권으로 초고압 AC 송전선로들과 함께 동·서쪽으로 HVDC를 통해 전력이 공급될 것이며, 전압안정과 발전제약 완화를 위해 다수의 FACTS가 운영되고, 주파수 안정도 향상을 위해 ESS, 동기조상기 등이 운영될 것이다. 또한 전력망 건설 대안기술들과 어울어져 무탄소 전원의 확대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된 안정적 전력망을 이루어 지기를 기대한다.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포함된 설비들은 안정적 계통운영을 위해서는 어느 하나 빠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설비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계획된 모든 설비들의 적기건설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병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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