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으로 만든 불닭볶음면...삼양식품 밀양공장을 가다
태양광 발전으로 만든 불닭볶음면...삼양식품 밀양공장을 가다
  • 이훈 기자
  • 승인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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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남 밀양에 준공… 수출용 불닭볶음면 생산
수출전진기지… 디지털 기술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

RE100이 전 세계, 특히 국내 수출 기업에게 큰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RE100이란 재생에너지 전기(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자로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를 위해기업들은 직접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RE100 달성에 힘을 쏟고 있다. 건물 외장재로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BIPV)을 설치하며 RE100달성에 노력하고 있는 삼양식품 밀양공장을 다녀왔다.

연면적 7만 303㎡… 면류 및 액상스프 생산 中

지난해 준공된 밀양공장은 경남 밀양시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내에 위치했다. 대지 6만 8,830㎡에 연면적 7만 303㎡(약 2만 1,267평) 규모로 현재 면류 및 액상스프를 생산 중이다. 공장 앞에 도착하자 지상 5층 규모인 하얀색 건물과 삼양식품의 고유 컬러인 오렌지색과 검은색이 조화를 이룬 높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하얀색 건물에는 생산라인, 사무동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며 “검은색 높은 건물은 자동화 창고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검은색 페인트로 칠한 외벽과 별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자세히 살펴보자 외벽은 태양광 패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총 924개 태양광 패널 사용
약 760가구 1년 사용 전기량 생산

밀양공장에 설치된 BIPV는 2,140㎡ 규모에 외벽 두개 면에 총 924개 패널이 사용됐다. 연간 발전량은 436MWh/yr로, 약 760가구가 1년 사용하는 전기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매년 나무 896그루를 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194t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BIPV란 건물일체형태양광으로 태양광 모듈을 건축자재(건물 외벽, 지붕, 창호 등)로 활용해 태양광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 넓은 평지나지붕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과 달리 태양광발전 설비가 건축 자재로 활용돼 전지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바로 건물 내부로 공름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태양광 발전 시스템처럼 별도의 설치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도시미관 개선 효과도 대할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태양광설비와 벽체를 일체화시켜 건축 공기를 단축할 뿐만 아니라 공사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꾸준히 관리해야 높은 효율을 유지할 수 있을터. 이에 삼양식품 관계자는 “부식, 변색 등 육안으로 살펴보고 전압 및 절연저항 측정, 발전량 확인등을 통해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부터 불닭볶음면 수출 증가
최대 연간 약 7억개 라면 생산 가능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생산설비들이 수출용 불닭볶음면 생산을 위해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공장에서는 최대 연간 약 7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며 “수출용 불닭시리즈, 수출 전용 브랜드 ‘탱글’ 제품 등과 일부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2016년 말부터 시작된 불닭볶음면 수출 증가세에 따라 현지 유통망을 강화하며 꾸준히 해외시장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17년 1억불 수출, 2018년 2억불 수출을 달성하고 2019년엔 불닭 단일 브랜드만으로 1억불 수출을 달성했다. 해외사업 매출도 2016년 930억원에서 2017년 2,051억원, 2018년 2,00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수출주력 지역인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2018년부터 생산 능력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당시 가동 중이던 원주와 익산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약 12억개 수준이었다”며 “수출용 제품 대부분이 원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해외수요 증가세를 따라잡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신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후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국 징동그룹으로부터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제안받는 등 해외와 국내를 두고 고민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불닭이 지닌 K-Food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경상남도 밀양에 신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메이드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걸고 K푸드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 수출에 최적화된 입지조건
물류비용 약 63% 절감 효과

삼양식품은 신공장 부지로 밀양을 선택한 이유 중 첫 번째로 수출에 최적화된 입지조건을 꼽았다. 실제로 밀양은 부산항과 인접해 기존 원주에서 제품을 생산해 부산항으로 이동시킴에 따라 발생하는 물류비용을 약 63% 절감할 수 있다. 삼양식품은 이 같은 이점을 활용해 밀양신공장의 생산 품목을 수출용 제품으로 구성해 해외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밀양공장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됐다. 원부자재 입고에서부터 완제품 생산 및 출고에 이르는 전 과정에최신 자동화 설비와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6,000파렛트, 박스로 환산하면 40만 박스를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자동화 물류센터를 갖췄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30여종의 제품과 생산에 사용되는 부자재들을 동시에 보관하고 입출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동화 물류센터 도입을 통해 수동 물류센터 대비 30% 수준의 공간에서 동일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였으며, 운영인력도수동물류센터 대비 70% 이상 생산성을 향상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밀양공장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환경보호, 지역사회 동반성장 등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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