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과연 항상 옳은 것일까?
시장은 과연 항상 옳은 것일까?
  • 박성수
  • 승인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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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가치를 높이고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야말로 정치인이든 행정가이든 공공기관 종사자이든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사람들이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목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경제나 복지, 교육, 문화 같은 실물 분야나, 정의나 행복, 인권 같은 거대담론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러한 고민을 해결하는데 실마리를 제공한 책으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샌델은 이 책에서 시장의 도덕적 한계와 시장지상주의의 맹점을 실증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특히 오늘날 정치판은 도덕적 내용이 거의 비어 있기 때문에 과열되어 있고, 반대에 부딪칠까봐 두려워서 자신의 도덕적 확신을 공공의 장에 내보이기를 주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을 제자리에 놓을 수 있도록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관행과 재화의 의미에 관해 솔직하게 공개적으로 숙의해야 한다고 말하고있다. 아울러 시장의 자율규제와 정부의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시장 거래가 삶의 방식과 공동체적 가치를 훼손하고 변질시킨다면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또한 이 책은 ‘돈으로 사려해서는 안 되는 것들’, ‘돈으로 사게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모든 것을 시장에서 교환 가능한 것으로 만들면 시민적 참여, 공공성, 우정과 사랑, 명예 등 인간사회에서 필요한 덕목이 사라지게 된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정의감이나 신념, 희생정신 등 다른 동기에 의해서도 많이 움직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저출생, 지방소멸, 부의 양극화, 교육, 환경 등 우리 사회의 위기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시장 논리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도 기인한다.

대중주의적 영합이나 일시적 미봉책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생활에 공동체적 가치를 부여하는데 관심을 갖고냉철하게 시장의 역할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 필요할 때이다.

명사소개

서울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1986년)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합격해 제23기 사법연수원을 수료 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으로 파견근무를 갔다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 정치와 인연을 맺게 됐다. 참여정부가 검찰 개혁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했다.

- 현) 법무법인(유한) 정률 대표 변호사 
- 전)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 전) 사법연수원 교수
- 전)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
- 전)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박성수 전 송파구청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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