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이 적용된 양수발전 온라인 운전상태 감시 시스템 구축
AI기술이 적용된 양수발전 온라인 운전상태 감시 시스템 구축
  • 전이슬
  • 승인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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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은 지하 발전소를 중심으로 하부 저수지 물을 평시 유휴전력을 이용해 상부수지지로 양수(pumping)해 물을 저장하고, 전력이 필요할 때 상부저수지 물을 방류해 발전하는 환경친환적인 재생 가능 에너지원의 형태로 간주된다. 또한 전력계통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첨두 부하의 역할, 물관리 및 홍수 통제 기능, 농업용수 및 산업용수 공급원 등 다양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양수발전은 수시로 변하는 부하에 맞춰 발전량 조절이 가능한 우수한 증감발률을 가지기 때문에 자동발전제어(Automatic Generation Control, AGC)를 통해 발전기 출력을조정해 전력계통의 안정적인 주파수 유지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 신재생 발전설비(풍력, 태양광 등)와 같은 출력 변동성이 심한 발전 설비의 확대 추세로 전력 수요/공급의 안정화를 위해 빈번한 기동정지, 긴급한 부하변동 및 주파수 추종과 같은 유연성 운전(Flexible Operation)의 요구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에 양수발전소 혹독한 운전조건으로 주요 발전설비에 대한 운영 신뢰성 확보와 유지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국내 화력 및 원자력 발전사는 발전소 안정적 운영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발전소 운전정보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을 접목한 조기경보 기술 개발 및 도입에 적극적이다. 이를위해 남동발전은 2015년부터 진주 본사에서 전 발전소를 24시간 통합감시 및 예측진단 기능을 수행하는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서발전(e-Brain 센터, 2018년 1월) 및 서부발전(M&P센터, 2018년 2월)에서도 조기경보 기술을 도입한 원격 통합감시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서는 2016년부터 조기경보 기술을 도입한 원전종합상황실(E-Tower)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전원전 통합 상태감시 및 조기경보 기술의 성능을 한층 고도화했다.

하지만 국내 양수발전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계획된 점검주기에 따라 운전상태를 순회 점검하고 데이터를 기록하는 형태의 종래의 전통적인 설비점검 방식인 주기정비(Time-based maintenance, TBM) 방식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 확대됨에 따라 유연성 운전이 가능한 양수발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화력 및 원전 수준의 고도화된 조기경보 기술의 적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 7개 양수발전소를 운영 중인 한수원에서는 2022년 1월부터 양수발전 주요 설비와 관련된 운전데이터를 원격지에서 통합하는 인프라 구축을 시작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설비상태 감시 시스템 진행 중이며 2024년 하반기까지 예천양수발전소를 대상으로 시범적용할 예정이다.

AI 조기경보 기술

발전소 기기나 시스템의 고장은 미세 이상징후에서 시작해 심각한 고장으로 발전된다. AI 기술을 활용한 조기경보 기술은 운전변수에서 관측되는 이상징후를 식별하고 경보함으로써 고장을 사전에 대비해 설비의 안정성과 운영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정상운전 상태로부터 현재의 상태를 추정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모델을 생성하고, 실시간으로 입력된 데이터를 예측모델에 적용해 예측값과 실제값과의 차이를 감시함으로써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신호를 판별해 경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측값 생성의 대표적인 모델링 기법으로는 통계 및 경험적 모델링에서 사용되는 커널 회귀(Kernel Regression) 방식의 하나인 AAKR(Auto Associative Kernel Regression)이 있다. 이는 학습된 데이터의 행렬과 실제 데이터의 거리 계산 및 커널밴드 가중치 계산을 통해 예측값을 산출하는 방법으로 남동발전의 영흥화력 및 삼천포화력, 남부발전의 하동화력 및 한수원 원전종합상황실 등 다수의 발전 시설에 적용된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이 국내의 조기경보 시스템들은 AAKR 등 다변수 회귀 기반의 패턴인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양수발전의 특징과 조기경보 개발 방향

양수발전은 한국전력거래소의 급전 요청 시 5분 이내에 정지상태에서 최대 출력에 도달하기 위해 입구밸브의 긴급 작동 및 수차축의 급속회전이 요구될 정도로 극한조건에서 운전되기 때문에 화력 및 원자력 발전원에 비해 발전기 기동/정지 시간이 짧은 빈번한 특징이 있으며 운전모드도 양수모드와 발전모드로 구분됐다. 이러한 양수발전의 특성에 따라 온도, 유량, 수위와 같은 설비의 운전변수 데이터를 살펴보면 양수모드 및 발전모드에서는 데이터가 일정한 데이터 경향(안정적인 상태)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기동/정지 구간에서는 신호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데이터가 급격하게 상승 또는 하락 흐름을 보인다. 데이터가 서서히 증가하지 않고 안정화 단계로 진입하기 전까지 변동이 발생해 불안정한 특성을 보인다. 

양수발전 지능형 상태감시 시스템(가제 H-AIMD) 대표화면

이와 같이 과도상태 구간에 상승/하락 패턴을 보이는 신호들에 대해서는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100% 정상출력에서 사용되는 AAKR 모델 적용이 부적합하기 때문에 최신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 기법의 조기경보 모델인 Variational Auto Encoder(이하 VAE) 알고리즘을 선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시계열 데이터의 이상 탐지(Anomaly Detection) 분야에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VAE 알고리즘은 확률분포 기반의 생성 모델로 상관계수가 높지 않지만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에 적용 가능한 특징이 있다. 하지만 VAE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신호별로 일부 구간에서 급격한 과도 운전 패턴 존재로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VAE와 Layer 치수를 늘린 Sparse VAE(이하 S-VAE)를 결합한 조기경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계획

데이터 기반의 AI를 활용한 조기경보 기술을 발전소에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하고 모델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센서로부터 계측된 데이터 중 실제 상태가 아닌 이상치(outlier) 등 불필요한 데이터를 제거하여 예측모델 생성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데이터의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영 중인 예측모델은 성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모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시 새 데이터 기반의 모델을 배포하는 등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빠르고 쉽게 성능의 최적화가 이뤄져야 한다. 한수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VAE + S-VAE 결합 모델을 적용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예천양수발전소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하고 모델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양수발전 온라인 상태감시 시스템은 발전소 안전운영 및 설비운영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최적화를 통해 원격지에서의 발전소 운전 및 설비상태를 통합 감시/진단을 통한 스마트플랜트 구현에 앞장서고자 한다.

전이슬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일반연구원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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