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
겨울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
  • 강부일
  • 승인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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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이상기온으로 인한 전력공급 부족 사태가 잇따르고 있고, 특히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으로 인해 전력수급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상한파로 인해 지난 2021년 美 텍사스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였고, 캘리포니아는 폭풍우 구름 영향으로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하면서 공급부족을 경험하였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역시 가스생산 부족 및 이상한파로 인해 전력공급 부족사태를 겪기도 했다.

기상청은 올 겨울 우리나라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엘니뇨 시기에는 우리나라로 남풍류가 유입되어 겨울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은 경향이 있는데, 5월부터 시작된 엘니뇨가 올 겨울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다만, 최근 3개월 전망을 통해 금년 겨울철에도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지정학적 영향으로 서해안을 중심으로 눈이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전력수요 전망

이러한 기상전망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정부는 겨울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하였다. 기온이 크게 하락하고 서해안을 중심으로 폭설이 올 경우, 전력수요(=전력시장수요1))는 97.2GW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한다. 총수요 기준으로는 지난해 여름철(2023.8.7. 15시, 100.8GW)에 이어 또다시 100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였다. 전력수요는 경제적요인, 사회적요인, 계절적 요인,기상적요인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통상적으로 겨울철 전력수요는 기온하락으로 인한 난방수요 증가와 태양광발전량에 따른 수요변동이 특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력수요전망

현재 동계 최대전력 예측은 전력거래소 수요예측모형과 방법론을 채용하고 있는데, 최근 30년간 전력수요, 기상 실적 및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기온 시나리오 및 경제성장률 전망값을 반영하여 총수요를 예측한 후 태양광이용률 시나리오를 반영하여 최종 전력시장수요를 발표하고 있다.

2018년 겨울철부터는 기상변화 등으로 인한 전력수요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이상기후 하에서도 적정 예비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준전망수요와 상한전망수요 밴드예측을 시행해 오고 있다.
금년 겨울철 최대전력 전망 기준을 살펴보면, 기온시나리오는 최근 30년 피크발생시간 직전 72시간 누적평균기온 중 하위 10개 또는 하위 3개의 평균기온을 사용하여 전망하였고, 태양광이용률 시나리오는 최근 5년의 겨울철 10시의 평균이용률인 22.5% 또는 서해안 적설로 인해 피크가 발생한 최근 3년의 이용률 평균인 16%를 적용하였다.

예비력 전망

통상적으로 동·하계 전력피크 기간에는 발전기 예방정비를 최소화하여 공급능력을 최대로 확보하는데, 금년 겨울철 피크 예상시기인 1월 3주차에는 전년 대비 공급능력이 다소 증가한 105.9GW를 확보하였다.

강릉안인#2, 여주복합, 태양광 등이 신설, 확충되어 설비용량은 143.8GW로 전년 동계 대비 5.9GW 증가하였으나, 석탄발전기 환경설비 개선공사 등을 위한 발전기 정비, 송전제약으로 인한 발전기 공급능력 감소, 태양광 등 비중앙발전기 출력 감소분 등으로 인해 공급능력은 전년대비 0.2GW 수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년 겨울철에는 역대 최초로 수급대책기간 全기간에 걸쳐 공급능력을 100GW 이상 확보하였다.

예비력은 발전기가 공급할 수 있는 발전력인 공급능력에서 전력수요를 차감한 값인데 금년 동계예비력은 기준전망 수준에서 전력수요가 시현될 경우, 14.6GW 이상의 공급예비력을 확보할 수 있으나, 상한전망 수준까지 전력수요가 상승할 경우에는 8.7GW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거래소는 통상적으로 공급예비력이 10.7GW 이상 확보될 경우, 전력수급상황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 10.7GW는 수요 예측오차, 태양광 예측오차, 발전기 고장 등에도 불구하고 전력수급비상에 이르지 않는 공급예비력 수준이다. 전력거래소는 매년 전년도 실적을 분석하여 적정 공급예비력 수준을 정하고 있다.

비상대응조치

전력수요 급증 또는 발전기 고장 등으로 인해 예비력이 10.7GW 이하로 하락하게 되면 수급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게 되는데, 수급안정화 조치란 예비력 하락 수준에 따라 사전에 준비해 둔 추가예비자원을 활용하여 예비력을 적정 수준까지 회복시키는 조치를 말한다. 시운전 중인 발전기를 가동하거나, 수요자원을 활용하여 전력수요를 낮추는 방법, 석탄발전기 출력을 단시간 동안 상향운전하는 것, 배전용변압기 탭을 조정하여 소비전력을 낮추는 방법 등이 있다.

금년 동계 수급부족 상황 발생시에는 신한울 2호기와 삼척블루 1호기를 시운전을 통해 공급능력을 추가 확보하고, 사전에 확보해 둔 추가예비자원 7.7GW를 비상시 공급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겨울철 안정적 전력수급관리를 위해 2023년 12월 4일부터 2024년 2월 29일까지를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경직성전원 발전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상이변으로 인한 전력수급의 변동성과 불확실성도 심화되고 있다. 현재 보급된 태양광 발전설비 기준 상으로 볼 때, 태양광이용률 예측오차 20% 발생을 가정(기상예보는 맑음이었으나, 실제는 흐리게 될 경우)할 경우, 공급능력은 5.7GW 정도 하락하게 된다. 기상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심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지속적인 증가는, 기상변동으로 인한 수요예측 실패시 자칫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발전기 고장이나, 전력수요의 변동성에 대응할 유연성자원인 석탄발전기와 LNG복합발전기는 기동하여 출력을 증가시키는데 시간적 제약이 있어 수요급증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정확한 기상예측 및 태양광발전량 예측,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 공급자원 확충 및 제도마련, 수요자원 활용도 제고 등 재생에너지 주력전원화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강부일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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