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발전 시장확대에 따른 섹터커플링 기술의 중요성
분산발전 시장확대에 따른 섹터커플링 기술의 중요성
  • 박시삼
  • 승인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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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점진적인 기온의 상승을 억지하고자 하는 탈탄소화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매우 강렬한 폭염과 이상기후로 장기간 지속되는 섬현상, 폭우로 고통 받고 있다. 또한 팬데믹(Pandemic)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국내의 경우, 지난 정부에서 ‘탄소중립기본법’이 만들어졌으며, 탈원전 기조 하에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3조1항)한다는 다소 무모한 목표를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에 명기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2030 NDC(온실가스 감축 목표) 40% 선언은 당시 UN(국제연합) 140여 개국의 목표치를 모두 합쳐도 2010년과 비교해 9% 정도에 그치는 상황에서 제조업 중심의 사업영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가 이런 큰 목표치를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 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선언한 것을 두고 지금까지도 에너지분야 전문가와 산업계에서는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내놓은 탄소중립법과 시행령으로 인해, 무모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인허가권한을 남용한 공무원과 신재생에너지 민간 사업자가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고, 업자들은 수백억원의 보조금을 챙겼다는 감사원 감사결과를 뉴스로 접해 눈살을 찌푸린 바 있다.

현 정부에서는 에너지 계획 수립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낳고 있으나, 올해 초에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탈원전 정책 폐기를 반영해 2030년 원전 비율을 32.4%까지 상향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1.6% 까지 높이기로 했다. 또한 현 정부는 지난 2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를 통해 ‘제3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해 전력 공급 유연성 강화를 위한유연화 자원확보, 분산에너지 제어자원화를 위한 가상발전소(VPP) 시장 도입, 플러스 DR 당일시장 도입, AMI 보급, 확산 등 국제적인 트랜드 변화에 대응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분산발전시장과 섹터커플링 기술을 고찰하고, 에너지 효율화 기반 에너지 융복합 섹터커플링 기술을 실증하는 ‘수요기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커뮤니티 에너지관리시스템 개발 및 실증사업’ 국책과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분산발전시장 확대 움직임

제3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 발표 이후, 지난 5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이 최초 발의 된지 2년 만에 국회를 통과해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법적기반이 마련됐다. 중앙집중형 에너지공급 벨류체인이 분산형 에너지 수급 벨류체인으로 전환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기는 했으나,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분산 편익 보상 및 지원에 대한 근거가 법안에서 배제된 아쉬움은있다. 하지만 ‘중소형 원자력 발전사업(SMR)’이 분산에너지에 포함되고, ‘지역별 전기요금차등제’ 등의 조항이 추가된 것도 평가할 만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법안에서 분산에너지 사업범위를 집단에너지, 구역전기, 중소형 원전, 통합 발전소, 신재생에너지, 연료전지발전, 수소발전, 저장전기판매, 재생에너지전기공급, 소규모전력중개, 수요관리사업으로 정의했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시책마련을 책무로 부여하고, 산업부에 분산에너지 활성화 기본계획(5년 단위) 및 연도별 시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앞으로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후속법령은 물론 고시 등을 거처 2024년 5월말쯤 시행될 예정이므로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요지에서 전력을 생산, 소비하는 분산에너지시스템 확산을 위한 적절한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중앙집중형에서 분산에너지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발전시설, 송전망 설치 회피에 따른 비용절감, 사회적 갈등 회피비용과 유연화 자원 확보를 통한 전력수급 안전화에 기여하는 사회적, 경제적 이익을 어떤식으로 분산편익을 보상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지난 2022년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녹색건축물 2차 조성계획을 발표해, 민간주택은 2024년부터 제로에너지건축(ZEB, Zero Energy Building)을 의무화했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율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제로에너지건축(ZEB)이란 건축물의 단열 성능을 강화하고,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도록 하는 방식이며, 올해부터 2026년까지는 ZEB 5 등급이지만, 2027년부터는 ZEB 4 등급의 건물을 구축해야하기 때문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설비시설을 보유한 주거단지와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분산발전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 시공, 운영 방안 등을 계획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건을 충족한 ZEB 민간개발 사업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설비구축을 위해 증가하는공사비 등을 기존의 개발사업의 사회적기여(토지제공 또는 임대주택 제공 등의 소설믹스)의 일부로 인정해주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한 정책적인 지원이 없을 경우,우 ZEB 4등급을 만족하기 위해 30% 이상 증가할 수 있는 공사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화 모델을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에너지분야융복합 핵심기술 : 섹터커플링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디지털 혁명 또는 지식정보혁명으로 정의되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수학, 물리학, 생물학 등의기초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지식혁명 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사물 인터넷(IoT), 빅 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모바일 등 지능정보통신기술이 기존의 경제와 산업,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만들어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4차 산업혁명으로 정의되고 있으며, 실제로 건설사가 에너지회사로 변모하고, 전자회사가 전기자동차(EV) 시장에 진입하고, 발전기기 제조사가 O&M 플랫폼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의 산업생태계 전반적인 융복합 현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대규모 에너지 생산자가 에너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공급, 전달하는 단방향 에너지생태계에서 소규모 분산에너지 시장이 확산됨에 따라 양방향 에너지생태계로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기준이 단계적으로 상향됨에 따라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의 확대와 더불어 에너지 수요 부문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공급이 수요를 추종하는 현행방식을 탈피, 에너지 공급여건에 맞춰 에너지 수요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의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탄소 없는 섬(CFI, Carbon Free Island)을 지향하고 있는 제주도는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전력수요를 신재생에너지 분산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으나, 제주지역의 재생에너지 출력제한(curtailment) 건수는 2019년 46회, 2020년 77회, 2021년 64회, 2022년 125회(1월~11월) 등 2015년 이후 300여회를 상회하는 출력제어가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에도 지속적인 출력제한으로 인해 태양광 사업자 등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전력거래소를 상대로 출력제한 조치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내고 있는 실이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에서 에너지 전환이 실행되는 과정은 4단계로 구분된다. 독일 공학한림원(Acatech) 등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첫 번째 단계는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을 통한 비용 절감 및보급 확산, 두 번째 단계는 최종 수요처의 전력화(Electrification)를 통한 공급 및 수요 부문 간 섹터 커플링(Sector Coupling), 세 번째 단계는 전력화가 어려운 소비 부문의 에너지 전환과 잉여에너지의 저장을 위한 수소경제 구현이고, 네 번째 단계는 화력발전의 완전한 중단으로 보고한 바 있다. 여기서 두 번째 단계인 ‘섹터 커플링’은 전력 수급 불안정성 해소를 위한 유연화 자원(Flexibility) 확보 및 시장 제도 개편을 포함한다.

유럽 각국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으로 인해 나타나는 출력제한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P2X 프로젝트와 재생에너지원의 수용력을 높이는 분산자원 기반의 유연성 확보 프로젝트가 다양히게 진행되고 있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는 2012년부터 전기, 열, 가스 등의 에너지 연계시스템인 모르겐슈타트(Morgenstadt) 프로그램으로 미래형 에너지 도시를 구현하고 있으며, 스코틀랜드는 풍력발전과 연계한 P2H(Power to Heat)를 통해 초과 전력과 가정 난방을 연계하고 있다. 일본도 히트펌프의 전기화로 온수, 급탕, 난방의 출력제한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

분산발전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으로 인한 잉여에너지 및 출력제한의 문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에너지를 저장, 변환, 전력화 등을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섹터커플링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는 P2X 섹터커플링 기술고도화와 AICBM 기반의 건물, 상업, 교통, 농업 부문의 섹터커플링 기술 도입으로 에너지 효율화 운영 및 탈산소화를 위한 에너지 융복합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수요기반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커뮤니티 에너지관리시스템 개발 및 실증 : Smart FeC(Flexible energy Community) 조성 및 Total Solution 개발

앞서 언급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으로 인한 출력제한의 문제를 해결하고, 수요 유연화 자원을 확보하여 수요유연화 자원운영 효율화와 동시에 에너지 자가소비율, 에너지운영효율 및 에너지자립률을 향상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공고한 2023년도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수요기반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커뮤니티 에너지관리시스템(CEMS) 개발 및 실증’ 연구과제를 GS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되어, 지난달 23일 한양대학교 HIT관 연회장에서 착수회의를 개최했다.

지난달 23일에 열린 Smart FeC 연구과제 착수회의 기념사진

본 착수회의에는 Smart FeC(Flexible energy Community)(가칭) 연구과제의 참여기관 13개 기관(GS건설, 누리플랙스, 엔라이튼, 에너클, 라온프랜즈, 인포트롤, KIER, KETI, KCL, 한양대, 가천대, KENTECH, 서울과기대)이 참여했으며, 3개의 실증단지 계획과 연구내용 및 목표 등을 공유했다.

Smart FeC 연구과제의 최종목표는 커뮤니티 내·외의 에너지 융복합을 토대로 수요유연화 자원을 발굴해 공급여건에 맞춰 수요를 조절하는 등의 커뮤니티 에너지의 최적화 설계 및 운영기술을 개발하고 에너지 자가소비율, 운영효율, 에너지자립률을 개선하는 커뮤니티 에너지관리시스템(CEMS, Community Energy Management System) 개발 및 실증이며, 주요목표는 아래와 같다.

● 제로에너지건축물이 운영단계1)에서도 기준을 만족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에너지사용량 및 생산량을 통합관리, 운영하는 커뮤니티 에너지관리시스템 확보.
●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전환하기 위해 개별 건물 투자 비용의 합보다 적은 비용으로 커뮤니티의 분산자원을 최적화하는 설계 및 운영 기술 확보
● 에너지 섹터커플링(전기-열, 전기-가스 변환 등) 및 에너지거래를 통해 커뮤니티 단위의 에너지효율화 기술 확보
●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조성, 중개사업 정책·법 등 제도 개선(안) 개발
● 에너지 소비패턴이 다른 3개 건물 이상을 포함하는 커뮤니티 2곳 이상을 대상으로 1년 이상 실증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분산발전원 증가에 따라 잉여에너지 및 출력제한이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중앙집중형에서 분산에너지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발전시설, 송전망 설치 회피에 따른 비용절감, 사회적 갈등 회피 비용과 유연화 자원 확보를 통한 전력수급 안전화에 기여하는 사회적, 경제적 편익을 어떤 방식으로 보상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연화 자원(Flexibility)확보와 시장 제도 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다양한 섹터커플링 기술을 구현해 볼 수 있는 이번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과제의 기술개발과 실증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 Biz. Model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수요처에 적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조서비스시장 등이 준비되어지기를 기대한다.

박시삼 GS건설 미래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keaj@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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